흔히 삼각관계라고 하면 'Love Triangle', 'Eternal Triangle'라는 문제의 남녀관계로 정의된다. 하지만 나는 그런 로맨틱한 삼각관계가 아닌 필연과 악연으로 얽힌 인간관계 속에 꽤 긴 기간 동안 봉착했었다. 그리고 세 사람이 뒤엉켜 지지고 볶던 이 지긋지긋한 관계는 결국 한 사람의 죽음으로 끝이 났다(그렇다고 믿고 싶다).
명시적 관점에서 본다면 그의 죽음이 넌더리가 이는 우리의 삼각관계의 고리를 끊어낸 것 같지만, 나는 아직 깊은 물음표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.
"나에게 진 빚을 갚았다고?"
"그래 봤자 나도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거라고."
"당신의 카르마에 다시는 엮이고 싶지 않아."
"우리 다시는 만나지 말자. 스쳐 지나치지도 말자."
그래서 나는 오늘도 고민 중이다. 이 보이지 않는 굴레에서 완벽히 벗어나기 위해.
과연 나는 글과 그림으로 우리의 관계를 소멸시킬 수 있을까.
엇나간 창작의 의지를 마음에 담지 않으려고 오늘도 다짐해 본다.